14일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시작부터 여야가 신경전을 벌였다.

청문회 진행순서를 두고 고성이 오가다 정회되는가 하면 청문회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설전이 오갔다.

이날 오전 10시경 국회에서 강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시작되자 여야는 이인선 여가위원장의 진행 방식을 두고 부딪혔다.

야당 소속 이 위원장이 후보자선서를 먼저 진행하겠다고 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의사진행발언을 선거 전에 해야 한다"며 반발했다.

여당 의원들은 야당 의원들이'갑질왕 강선우 OUT'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노트북에 부착한 것도 문제삼았다.

여당 의원들은"피켓부터 떼라"며 "인사청문회에서 피켓 붙이고 하는 데가 어딨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청문회에서 그런 피켓을 거는 게 맞아요?"라고 지적하자 국민의힘은"민주당한테 배웠습니다"라고 맞받았다.

이후 이 위원장은 정회를 선포했고 인사청문회 시작 30분 만인 오전 10시30분에 속개됐다.

민주당 의원들도"내란정당 아웃 발목잡기 스탑'이라고 적힌 '맞불 피켓'을 노트북 앞에 붙였다.

여당 간사인 김한규 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을 겨냥해"강 후보자를 타깃으로 정치적 공세를 펴고 있는데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은 당직자를 폭행하신 분 아니냐"면서 "여기에 아무런 문제 제기도 못하는 정당이 남의 당 후보자 이야기는 들어보지 않고 피텟을 붙여놓고 청문회를 방해하는 행위에 대단히 유감을 표한다"고 비판했다.

청문회가 속개된 이후에도 여야간 신경전은 이어졌다.

강 후보자는 의정활동 동안 보좌진들에게 변기 수리나 자택 쓰레기 처리를 시켰다는 등'갑질 의혹'을 받고 있다.

가장 먼저 의사진행 발언에 나선 야당 간사인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강 후보자의 자료제출태도를 지적했다.

조 의원은"갑질 장관 후보자는 사퇴하라"며 입을 뗀 뒤"자료제출을 겁내는 후보는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이어"요구한 자료 230건 중 제출되지 않은 자료가 95건"이라며 "검증을 받겠다는 게 아니라 검증을 방해하겠다는 의도가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보좌진 대상 갑질의혹이 터지고 쓰레기 정리,변기 수리 지시에 이어 따돌림,취업 방해 의혹까지 줄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후보자의 리더십과 태도를 검증하자는 게 무리인가"라며 "청문회 하루만 버티면 된다는 의도가 뻔히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에 채현일 민주당 의원은"청문회 시작도 전에 '사퇴하라'고 말하고 후보자를 모욕하는 피켓팅을 하는 등 청문회의 본래 취지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어느 한 사람의 일생을 한두가지 잣대로 재단할 수 있느냐"면서 "여기 있는 분들 다 그렇게 자신있냐"고 반박했다.

채 의원은 또"청문회는 후보자의 정책 역량과 도덕성,자질 등을 객관적으로 균형감 있게 소명하라고 마련된 것"이라면서 "그레 바로 인사청문제도의 취지"라고 부연했다.

이어"오늘 청문회는 인사검증을 넘어 여가부가 청소년가족부로 변하고 존재 이유와 역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자리가 돼야 해 중요하다"며 "청문회 시작도 전헤 후보자를 공격,음해하고 사퇴를 요구해 청문회장 분위기를 흩트려서는 안된다"면서 "위원장도 청문회를 중립적으로 진행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강 후보자가 어떤 여건 속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 봐야 한다"고 말했따.

최근 5년간 보좌진 46명을 교체했다는 보도와 관련해서는"이게 가능이나 한 얘기냐"라며 "제 보좌진 중 인턴으로 뽑은 친구가 지금 6급"이라며 "국회에서 나온 자료로는 그 친구는 5번 면직된 것이다"며 "모든 보좌진이 대를 거쳐오면 다 면직이다.46명 잘랐다 이러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옹호했다.

박상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강 후보자가 보좌진 46명을 면직했다는 보도에 대해"한 사람이 승진할 때도 다 커운팅이 되다 보니까 실제로는 28명 정도 되었다고 한다"며 "강선우 의원이 금태섭 전 의원과 치열하게 경선을 하고 초선 의원을 하고 하다 보면 특히 처음에는 국정감사라든지 본인들하고 잘 안 맞고 이러면 팀워크를 맞춰가는 과정에서 그런 경우들이 있어서 그런 부분들도 우리가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갑질 장관','사퇴하라','부끄러운 줄 알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강 후보자를 비판했다.

강 후보자는 자리에 앉아 자료들을 정리한 뒤 무표정한 얼굴로 정면을 바라봤다.

정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