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의 첫 추가경정(추경)예산안을  심의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 전체회의가 국민의힘의 불참 선언으로 파행됐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종합정질의를 진행하고 소위 구성 등 안건도 단독으로 의결했다.

예결특위 국민의힘 간사인 박형수 의원은 30일 오전 열린 전체회의 개의 직후 의사진행발언에서"오늘 일정은 전면 중단하고 지금 이 시각부터 정회를 하고 여야 간사 간 일정을 협의하고 그 협의된 일정에 따라서 다시 예결위를 시작해야 한다"며 정회 및 일정 재조정을 요구했다.

박 의원은"이 부분이 만약에 관철되지 않는다면 예결위원장이 또다시 일방적으로 의사진행을 하겠다고 하면 우리 국민의힘은 더 이상 추경 심사에 협조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발혀둔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이어"지난번 시정연설 때 이재명 대통령이'야당도 에산에 대해서 충분히 얘기를 하시라'고 했는데 그 얘기를 거짓말로 만들고 있는 것이 바로 민주당과 한병도 예결위원장"이라며 "예산을 살펴볼 시간도 없는데 어떻게 의견을 개진하겠나"며 "형식적으로 만만'의견 개진이라'고 하고 실제로는 정부가 원하는 대로 뚝딱 해치우겠다는 것이 민주당의 작전이냐"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예결위 종합정책질의를 이날 하루 만에 끝내고 다음달 3일 본회의에서 처리를 시도한다는 민주당 측 계획 자체에 대해'졸속'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박 의원은"민주당은 지난 금요일(27일) 예결위원장을 일방적으로 선출했다"며 "국회 법제사법위원장도 마찬가지"라며 "(정부에 대한)국회 결제와 균형의 원리가 완전히 무너진 것"이라고 했다.

이어"한병도 위원장이 선출된 이후에 바로 한 일이 무엇인가"라며 "일정을 일방적으로 공지한 것이다"며 "한 위원장은 오늘(30일) 종합정책잘의를 단 하루만 실시하겠고 내일(7월1일) 소위원회 심사를 한 뒤 7월3일에 전체회의에서 추경안을 의경하겠다며 마음대로 잉정을 다 정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허부아비냐,들러리인가"라며 "여야 간사가 일정을 협의해 다시 예결위를 시작해야 한다"면서 "이 부분이 관철되지 않으면 국민의힘은 더 이상 추경 심사에 협조할 수 없다"며 이후 국민의힘 의원들은 회의장을 떠났다.

민주당은 '시간 끌기'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예결위 민주당 간사인 이소영 의원은 박 의원의 의사진행발언 직후 발언 기회를 얻어"종합정책질의를 하루 하면 안 되고 이틀을 꼭 해야 한다고 하는시는데 시간 끌기 외 어떤 목적이 있는지 의문"이라면서"책임 있게 답변할 수 이ㅆ는 장관도 아직 없고 윤석열 정권에서 임명한 장관들은 나 몰라라 출석도 안 하겠다고 하고 대신 출석한 차관들도 책임 있는 결정이나 답변을 할 수 없는 상황인데 이틀 동안 질의할 만한 제대로 된 징의 상대가 지금 있는 상황이냐"고 했다.

이 의원은 또"지금 민생이 벼랑끝이라서 장관도 임명되지 못한 상태에서 추경을 하는 특수 상황 아니냐"며 "이런 상황에서 정부에 대한 정책질의를 이틀이나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다는 것인지 아니면 질의가 아니라 그냥 새 정부의 추경안이 못마땅해서 시간이나 더 끌어서 방해하겠다는 것이 아닌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예결위원들은 이 의원의 이사진행발언이 징행되는 동안 일제히 퇴장했다.

이 의원은 "본인 주장만 하고 상대 주장은 듣지 않는 게 무슨 태도냐"면서 "그러면서 무슨 종합정책잘의를 이틀 하자고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소속 한병도 예결위원장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하자"야당 주장과 관련해 이소영 간사께서 야당 간사 간 의사일정 관련 혐의를 해달라"고 의원에게 주문하고 바로 회의를 진행했다.

한 위원장은"제가 예결위원장으로 있는 한 예결위의 시간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국회가 민생의 절박함에 응답해 빠른 시일 내 추경이 처리될 수 있도록 국민의힘 위원들께서는 조속히 회의에 복귀해달라"고 압박했다.

한 위원장은"야당 간사가 원활한 회의 진행을 위해 회의장 밖에서 협의해달라"고 요청한 뒤 정합정책질의에 돌입했다.

한 위원장은 박 의원이 종합정책질의를 하루만 진행하는 것을 비판한 데 대해"2017년과 2018년 그리고 2020년 진행됐던 네 차례의 심사가 하루 만에 끝난 바가 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추경 예산안과 기금운용계획안 등 안건이 예결위 전체회의에 정식 상정됐다.

이형일 기획재정부 1차관(장관 직무대행)의 추경안 제안설명 이후 종합정책잘의가 시작됐다.

질의 도중 소위원회 구성의 건과 공청회 생략의 건 등 의결 안건도 상정.처리됐다.

회의장에서 퇴장한 국민의힘 예결위원들은 회의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한 위원장은 지금 당장 독단적 예결위 운영을 멈춰야 한다"며 "예결위원장이 일방적으로 정한 졸속 추경안 심의 일정을 즉각 백지화하고 야당과 협의해 정상적 예결위 일정을 제공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요구사항을 받아들이기 전에는 이번 추경안 심사에 결코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오늘 위원장에게 일방적 의사진행에 대해서 항의하면서 다시 일정을 잡아야 한다고 하고 정회를 요청했지만 위원장은 정회 요청을 거절하고 계속해서 의사진행을 하고 있다"며 "(여야 간사 간) 일정과 시간 등을 협의할 생각하고 그 협의가 원만히 안 되면 추경 심사에 복귀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졸속 심사'라고 반발하고 있어 추경안 심사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한편 국회는 6월 임시국회 종료 하루 전인 다음달 3일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과 추경안을 동시에 처리한다.

정치권에 따르면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여당이 김 후보자 인중안 표결을 위해 요청한 본회의를 개최하지 않고 다음달 3일까지 여야 합의를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전날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늦어도 이번 주 목요일 본회의에서는 총리 인중안이 반드시 표결돼야 한다"며 "여야가 다시 한번 지혜를 모아주길 간곡히 요청한다"고 했다.

앞서 국민의힘 측은 김 후보자를 둘러싼 재산 증식 의혹 등이 해소되지 않았다며 지명 철회를 요구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김 후보자가 이를 퉁분히 해명했다며 인준안 처리를 강행하겠다고 예고했다.

총리 인준 동의안 가결 요건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이기 때문에 국민의힘 동의 없이도 167석을 차지한 민주당 의석수만으로 통과가 가능하다.

이에 대해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등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를 요구하며 국회 로텐더홀에서 지난 27일부터 농성에 나섰다.

또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김 후보자에 대한'국민청문회'를 열고 김 후보자에 대한 검증을 이어갈 계획이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전날 취재진에 본회의 일정과 관련해"민주당 입장에서는 의장실을 압박해서(본회의를 30일에)열어달라는 것보다는 어차피 7월4일 이전 추경안을 처리하면서(총리 후보 인준안 표결을"같이 하면 된다는 스탠스(입장)을 갖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민주당은 이번 임시국회 내에 김 총리 후보자 인준과 추경안을 한 치의 지체없이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