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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시 정왕동 장기미제 슈퍼마켓 강도살인범 항소심서 형량 가중'무기징역'선고
수원고법,원심선고'징역 30년'파기..."영구히 사회서 격리"

시흥시 정왕동 슈퍼마켓 점주를 살해한 뒤 잠적했다가 16년 만에 검거된 4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가중된 형량이 선고됐다.

2일 법원에 따르면 수원고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신현일)는 이날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49세)에게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A씨는 1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원심은)지난 2008년12월 적용되는 구형법의 무기징역형 범위를 벗어나 선고한 것이 위법하다"며 사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면서"영구히 사회에서 격리해 자유를 박탈하고 여생을 수감 생활로 보내는 것이 책임의 정도를 반영한 합리적인 양형이라고 판단된다"고 판시했다.

한편 A씨는 지난 2008년12월9일 오전 경기 시흥시 정왕동의 한 슈퍼마켓에 침입해 점주 B씨(사망당시 40대)를 흉기로 살해한 뒤 금품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건에 대해서는 지난 2017년 이후 구성된 시흥경찰서 강력 미제사건 전담팀이 재수사에 나섰고 그간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당시 범행 장면이 매장 내 폐쇄회로(CCTV)영상에 고스란히 담겼지만 용의자 신원 파악에 한게가 있어 장기 미제로 남았었다.

그러다 경찰은 지난해 2월 이 사건 용의자에 대한 결정적 제보를 받고 7월14일 A씨 거주지가 있는 경남 함안군지역 일대에서 그를 검거했다.

평소 낚시를 즐기던 A씨는 범행 당시 낚시가방에 흉기를 소지하고 마스크를 착용한 채 B씨 점포에 들어갔다.

슈퍼마켓 계산대의 금고를 훔치려 했던 A씨는 B씨가 잠에서 깨자"돈만 가져달 테니 가만히 있어아"고 협박했다.

그러나 B씨의 저항에 A씨는 흉기를 6차례 B씨의 목과 복부를 찔렀고 결국 B씨를 숨지게 한 뒤 금고 안에 있던 현금 3만~4만원을 훔쳐 달아났다.

A씨는 검거 후부터 줄곧 범행을 부인해 오다 지난해 7월17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흉기로 찔렀다"며 "죄송하다"면서"일정한 직업 없이 친구 집에서 지내던 중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그랬다"고 자백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7일 A씨에 대한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원심 때와 같이 무기징역을 구형한 바 있다.

조진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