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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위에 10대 구한 새내기 경찰관..."벙화범 주머니에 칼"흉기난동도 막아냈다
여지은 서울 마포경찰서 용강지구대 순찰 3팀 순경

지난달 13일 새벽 서울 마포구 대흥동의 한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서울 마포경찰서 용강제구대로 소방의 공동 대응 요청이 접수됐다.

순찰3팀 소속 여지은 순경은 동료경찰들과 함께 신속히 화재 현장으로 출동했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6층 건물 옥탑이 전소될 정도로 화재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 순경은 진화 직후 건물 거주자들을 상대로 화재 경위 파악에 나섰다.

발화 지점은 6층.해당 층 거주자가 보이지 않았다.

여 순경이 집주인에게 6층 거주자의 인적사항을 묻던 중 대피한 주민들 사이에서 한 50대 남성 A씨가 자신이라며 손을 들었다.

여 순경이 화재 경위를 묻자 A씨는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A씨는"누군가 창고를 통해 나를 감시하고 있다","집으로 가스를 계속 주입하고 있다"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말을 쏟아냈다.

수상한 느낌이 들었던 여 순경은 A씨를 유심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천천히 시선을 옮기던 중 A씨가 입고 있던 코트 오른쪽 주머니에 칼 손잡이로 보이는 물체를 포착했다.

여 순경이 A씨에게"이게 뭐냐"고 묻자 A씨는 31cm 길이의 중식도를 꺼내 여 순경을 겨눴다.

여 순경은 동료와 함께 A씨를 제압해 붙잡았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가스레인지 위에 휴지를 올려놓은 뒤 불을 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현주건조물방화 및 공공장소 흉기소지 혐의로 현행범 체포돼 구속수사한 뒤 검찰에 송치됐다.

여 순경은"팀장을 비롯해 팀원 8명이 모두 적극적으로 대처한 덕분에 더 큰 범죄로 이어지기 전에 범인을 체포하게 됐다"며 "최대한 빠르게 A씨와 시민들을 분리해 더 큰 사고를 막았다"고 말했다.

한편 여 순경은 지난해 7월 순경 공채로 입직한 신입으로 용강지구대가 첫 근무지로 알려졌다.

여 순경은 용강지구대 관할인 마포대교에서 극단적 시도를 하려는 사람들과 마주하면서 고통의 종요성을 깨달랐다.

여 순경은 지난해 10월 마포대교에서 10대 여학생 B양을 구조한 바 있다.

B양 사연을 들으려 다가오는 경찰관들을 경계했다.

설득에 나선 여 순경은 자기 할머니가 돌아가신 사연까지 속 깊은 이야기를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나 B양은 자신도 조부모와 살고 있다며"외로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시는 마포대교에 오지말라"는 여 순경의 말에 B양은"네일리스타가 되고 싶다는 꿈이 있다"며 "앞으로 잘살아 보겠다"고 답했다.

B양은 무사히 보호자에게 인계됐다.

이제 막 경찰이 된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여 순경은 시민들에게 경찰을 믿어 달라고 당부했다.

여 순경은"최근 이상동기 범죄 등이 반복되고 있는데 흉기를 발견했을 때는 절대 가까이 가지 말아야 한다"며 "경찰이 항상 곁에 있다고 믿고 신고부터 해달라"고 당부했다.

신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