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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항서 아내,자식 차 안에서 수면제 먹인후 바다 돌진한 40대 남성
홀로 탈출...가족은 숨진 채 발견

"1억6000만원 빚 때문에 힘들어"

아들에게는'가족 여행'학교 조퇴시켜

"우울증 아내도 계획 알아"주장

수면제를 먹인 가족들을 승용차에 태운 채 바다로 둘진해 사망하게 한 뒤 홀로 탈출한 40대 남성이 빚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남성은 수면제를 영양제라고 속여 두 알들에게 먹인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전날 3일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지모씨(49세)는"빚이 1억6000만원 정도 있다"며 "빚 때문에 힘들어서 아내와 두 아들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차를 몰고 바다로 돌진했다"고 진술했다.

지씨는 평소 건설현장 등에서 일용직 근로자 반장으로 일해 오다 공사대금을 받지 못해 빚이 크게 불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차량에서 수거한 블랙박스와 가족들의 휴대전화 등 디지털 증거물을 분석하고 보험 가입 여부 등을 확인해 정확한 범행 동기를 규명할 방침이다.

지씨는 지난 1일 오전 1시12분경 전남 진도군 진도항에서 수면제에 잠든 아내 B씨(49세)와 18.19세 두 아들을 승용차에 태운 채 바다로 돌진해 살해한 뒤 홀로 탈출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지씨는 당시 차량이 3~5m 깊이의 바닷속으로 내려가자 미리 열어둔 창문을 통해 홀로 탈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막상 물속으로 들어가자 공포감이 들어 탈출했다는 게 지씨의 주장이다.

범행 이후 진도항 인근에서 머물던 지씨는 지난 2일 오후 지인 김모씨(51세)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김씨가 제공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몰고 광주로 도주했다가 같은 날 오후 9시경 긴급체포됐다.

지씨의 둘째 아들은 지난달 30일"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간다"고 즐거워하며 자율학습을 조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흘째 학교에 나오지 않자 담임 교사가 실종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교사는 지금까지 결석하지 않던 학생이 연락 없이 결석한 것을 수상히 여겼다고 전해졌다.

이후 진도항 바다에 차량이 빠졌다는 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차량을 인양한 결과 지씨의 아내와 두 아들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수면제 복용 후 차량이 물에 빠진 순간 깨어났어도 정신이 몽롱해 탈출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씨 가족은 지난달 30일 밤 전남 무안 해수욕장 인근 펜션에서 숙박한 뒤 다음 날 전남 신안과 목포 지역을 관광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씨는 지난달 31일 밤 목포 시내의 한 광장에서 두 아들에게 수면제를 영양제라고 속인 후 음료수를 함께 먹게 한 뒤 승용차에 태우고 진도항으로 이동했다.

지씨는 경찰 조사에서"아내는(범행을)알고 있었고 아들들은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씨가 범행을 준비하고 계획한 경위 등에 대해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익사로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아내와 두 아들에 대한 부검을 의뢰해 정확한 사인을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은 김씨가 지씨의 도피를 도운 경위도 수사 중이다.

한편 지씨는 4일 살인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지씨는 광주북부경찰서 유치장을 나서며'혐의를 인정하는지',;아들한테 미안하지 않는지'등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한 채 호송차에 올랐다.

신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