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법원에 따르면 부산지법 창원재판부 형사1부(부장판사 민달기)는 전날 16일 이른바'파타야 드럼통 살인사건'을 저지린 피고인 A씨(28세),B씨(27세)C(40세) 등에 대한 강도살인.시체은닉.시체손괴.컴퓨터 등 이용사기.강갈 미수 등 혐의에 대한 항소심 선고판에서 쌍방 상고를 기각하고 A씨에게 무기징역,B씨 징역 25년,C씨 징역 30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A씨 등은 지난해 5월 태국 파타야에서 30대 한국인 관광객 D씨를 납치.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사건 당일 술에 취한 D씨를 클럽에서 데리고 나와 범행을 저질렀다.

항소심 재판부는"이 사건 전체적인 경과에 관한 기본적 사실 관계는 원심에서 인정한 바와 대부분 동일하다"며 "피고인들에 대한 강도살인죄 성립과 관련해서 피고인들 모두 가담한 것으로 보여진다"라며 "그래서 사실을 오인했다는 피고인들 주장은 모두 이유가 없다"며 "사람의 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하고 존엄한 것임에도 피고인들은 이를 부인했다.그래서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항소 기각 사유를 밝혔다.

이들은 항소심 과정에서 다른 공범들이 범행을 주도했다거나 일수 공소사실과 같은 범행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차 안에서 폭행이 이뤄지고 D씨를 살해한 뒤 시체를 은닉하는 과정과 범행 동기 등을 종합했을 때 공소사실과 같은 죄가 모두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유족은"검찰이 사형을 구형했었다"며 "그래서 사형을 선고하지는 않더라도 항소심 재판부가 원심보다 중한 엄벌을 선고할 것으로 예상했었다"라며 "원심을 유지한 재판부의 판단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월16일 창원지법 형사4부(부장판사 김인택) 재판부는"사람의 생명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이고 어떤 상황에서도 보호되어야 할 절대적인 가치라고 할 수 있다"며 "그럼에도 피고인들은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를 범행 대상으로 정해 무자비하게 목을 조르고 구타하여 사망에 이르게 했고 피해자 신체를 훼손하기 까지 했다"라며 "34살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 피하자가 마지막 순간까지 느꼈을 공포감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또 항암치료를 받던 피해자 아버지는 충격을 받아 세상을 떠났고 훼손된 피해자 시신을 수습해야 했던 가족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고 있다.그런데도 피고인들은 피해자와 유가족에 대한 진지한 사과와 반성은커녕 다른 피고인들에게 서로 책임을 떠넘기거나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를 보인다"며 A씨에게 무기징역,B씨에게 징역 25년,C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피고인들과 검찰 쌍방이 상소해서 항소심이 열렸다.

이들은 지난해 5월3일 태국 방콕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한국인 관광객 D씨(사망당시 34세)를 술취하게 만들어 차에 태웠고 D씨가 차 이동 방향이 다른 것에 항의하자 D씨의 목을 조르고 집단구타했다.

결국 D씨는 혈액순환 장야 등으로 숨졌다.

이들은 파타야로 이동해 D씨 주검 일부를 훼손한 뒤 준비한 고무드럼통에 주검을 넣고 시멘트를 부어 5월4일 밤 10시경 파타야 마프라찬 저수지에 던져서 숨겼다.

또 이들은 D씨를 살해한 이후 5월7일 오전 D씨 휴대전화를 이용해 D씨 계좌에서 370만원을 빼았고 같은날 D씨 휴대전화로 D씨 아버지에게 전화해"아들이 우리 마약을 강에 버려 손해를 보았으니 아들 명의 계좌로 1억원을 보내라"고 협박했다.

D씨 아버지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선 태국 경찰은 5월11일 수심 3m의 저수지 바닥에서 D씨의 주검을 발견했다.

이들은 해외에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등으로 행활해오다 한국인 관광객 금품을 빼앗기로 공모해 해외여행 정보를 공유하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서 범행 대상을 물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