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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항 아내.두 아들 살해한 가장...아내와 범죄공모 계획 정황 포착

차량 블랙박스 대화 확인...추락 전 수면제 먹은 것으로 추정

아내와 두 아들을 살해한 40대 가장이 아내와 함께 범행을 계획한 정확이 포착됐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6일 승용차를 몰고 바다로 돌진해 처자식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지모씨(49세)가 추락 전 아내 김모씨(49세)와 대화한 기록이 담긴 차량 블랙박스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블랙박스 상에서는 희미하지만 지씨와 아내 김씨의 대화가 오갔으며 경찰이 추락 직전 아내가 살아있었고 두 사람이 함께 수면제를 먹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씨는 홀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내 김씨도 범행 계획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지씨 부부는 범행 나흘 전 자택 인근 약국에서 수면제에 넣을 음료를 구매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때 지씨 부부는 두 아들에게 수면제가 든 음료수를 마시게 한 뒤 전남 진도군 이모히면 진도항으로 이동하고 2시간30여분 뒤인 지난 1일 오전 1시12분경 차량에 탄 채 바다에 돌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씨는 홀로 차량을 탈출해 뭍으로 올라왔고 40여분 뒤인 오전 1시53분경 30여분 뒤에 사망항 쪽 도로로 올라와 공용화장실로 들어가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이후 지씨는 인근 야산에서 노숙한 뒤 2일 오후 3시38분경 근처 가게 주인의 휴대전화를 빌려 형에게 연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씨 형은 지인 김모씨에게 대신 차편을 부탁했고 지씨는 오후 6시18분경 진도에서 광주로 도주했다가 범행 44시간 만에 광주 서구 양동시장 인근 거리에서 체포됐다.

지씨는 건설 현장 근로자로 1억6000만원 상당의 빚 때문에 금전적 어려움을 겪자 가족과 함께 생을 마감하려 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지씨는 경찰 조사에서"조울증을 앓던 아내를 돌보느라 직장생활에도 문제가 생기면서 생계를 감당할 수 없었다"며 "추락 전 수면제를 먹었지만 막상 물에 들어가니 무서워서 차에서 혼자 탈출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 당시 조수석에 타 있던 아내 김씨는 안전벨트를 착용한 상태였고 뒷좌석에 있던 두 아들은 안전벨트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씨의 도주를 도운 김씨는"범행을 몰랐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아내가 추락 전까지 생존했다는 사실을 토대로 시신 부검,휴대전화 포렌식 등을 통해 아내의 공범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신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