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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진도항 처자식 살해사건 초기대응 '부실'논란'수사기관 공조 미흡...40대 남성'도망 우려'구속
광주북부경찰,피의자 행방 알고도 목포해경에 알리지 않아

진도서 도주 순간 체포 놓치기도...수사 관할 문제 배경 지목

법원"도망 우려 있다"...구속영장 발부

가족여행서 범행...지난 2일 긴급체포

경찰에"생활고,아내 건강 문제"언급

경찰이 아내와 두 아들을 살해한 사건을 수사하면서 다른 기관과 공조를 하지 않아 범인을 신속하게 검거할 기회를 놓치를 등 초기 대응이 부실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5일 광주북부경찰서는 지난 2일 전남 진도항에서 지모씨(49세)가 일가족을 태우고 바다로 돌진한 정황을 확인해 목포해양경찰서에 공조수사를 요청했다.

목포해경은 피의자 지씨가 지난 1일 오전 1시12분경 진도군 임회면 진도항에서 가족을 태운 승용차를 몰고 바다로 돌진하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를 토대로 4명이 모두 차량에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수중수색 작업을 벌였다.

이후 해경은 현장에 경비함정과 연안 구조정을 투잊해 육.해상을 수색했다.

신고 접수 6시간 여만에 전날 오후 8시7분경 진도항으로부터 약 30m떨어진 해상에서 숨진 지씨의 아내와 도 아들을 발견했다.

1차 검시 결과 두 아들의 사인은 익사로 파아고댔으며 시신에서 별다른 외상은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북부경찰서는 탐문수사 과정에서 지씨가 범행 다음 날인 지난 2일 오후 2시경 형에게 연락한 사실을 인지하고도 이를 목포해경에 알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씨가 2일 오후 6시경 진도에서 지인 김모씨의 차량을 얻어 탈 때를 노려 검거할 기회가 있었으나 광주에서 진도까지 장거리 출동을 한 탓에 놓쳤다.

결국 지씨는 광주고 도주했고 범행 44시간 뒤인 2일 오후 9시9분경 광주 서구 양동시장 인근 거리에서 지씨는 체포했다.

이 과정에서 광주북부경찰서의 초기 대응과 수사 공조 방식이 수사관할 문제와 얽혀 도마 위에 올랐다.

경찰청 수사규칙 상 사건의 이송은 원칙적으로 범죄지를 관할하는 관서가 우선이기 때문에 범행이 벌어진 진도항을 근거로 해상사건을 담당하는 목포해경이 관할 관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최초로 실종 신고를 접수한 광주북부경찰서는 광주에서 지씨를 체포한 사실을 근거로 목포해경에 시건 이첩을 요청해 관할 관서로 지정됐다.

광주북부경찰서가 일가족 살해사건을 주도하기 위해 공조수사 기관에 적극적으로 수사 정보를 공유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유다.

일각에서는 지씨의 길어진 도주에 추가 범행 가능성이나 지인 김씨의 공범 여부 등 수사 범위가 넣ㅂ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광주북부경찰서 관계자는"형에게 연락한 사람은 지씨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긴 했지만 명확하게 신원이 확인되지 않아 목포해경에 전달할 수 없었다"며 "신속하게 진도로 이동했으나 간발의 시차로 검거에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지씨네 가족들이 북구에 거주하고 있고 관내에서 최초 신고를 접수함과 동시에 체포도 이뤄졌기 때문에 북부경찰서가 수사를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목포해경과 협의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씨는 가족에게 수면제를 영양제라고 속여 음료타 먹인 뒤 범행을 벌였다가 홀로 차량에서 탈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형에게 자신을 데려와 달라고 요청했고 형은 지씨의 건설 현장 직장 동료인 김씨에게 차편을 부탁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씨는 경찰 조사에서"1억6000만원 상당 빚 때문에 금전적 어려움을 겪자 가족과 함께 생을 마감하려 했다가 실패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전날 4일 김호석 광주지법 영장전담부장판사는 살인 등 혐의를 받는 지씨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도망 우려 등을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지씨는 경찰에 구속됐다.

경찰은 승용차에 함께 탑승했던 지씨의 아내 B씨도 숨졌지만 자살방조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은 지씨를 조만간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한편 지씨응 전날 광주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앞서 광주북부경찰서 유치장에서 호송차로 이동하는 과정에서'혐의를 인정하느냐','아들한테 미안하지 않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대답을 회피했다.

신영호 기자